한 때 세계를 호령하던 대한민국의 조선업계가 큰 어려움에 빠져 있습니다.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가던 주력 산업 중 하나이자 달러박스로 연일 언론의 찬사를 받던 대한민국의 조선소들.
지금은 조금 회복이 되었지만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천문학적인 손실을 보면서 회사가 망하니 마니 하는 위태로운 지경에 처했었습니다.
그리고 언론과 여론으로부터도 비판을 받았습니다. 배부른 귀족노조, 그 동안 마이 묵있다 아이가, 조립만 하는 껍데기뿐인 기술력, 대우조선해양의 비리 건, 그 밖에 온갖 이유들..
본디 세상 인심이라는 것이 잘 나갈 때는 뭘 해도 좋게 봐주고, 못나가면 뭘 해도 까이고 욕을 먹는 법입니다. 까이는 내용이 모두 사실은 아니죠. 보이는 것과 실제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 때 언론과 여론으로부터 마구 까이고 있는 내용 중 하나가 원천기술이 없다, 조립기술만 있는 껍데기이다.. 라는 것인데요.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립니다.
우선 조선분야는 핵심 기자재(엔진 등)에서부터 설계, 건조까지 대부분 자체적으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껍데기만 조립한다는 말은 조선 분야에서는 사실이 아닙니다. 조선은 대부분 스스로 다 할 수 있습니다.
해양분야에서는 맞는 말입니다. 핵심 기자재는 대부분 다 사오고, 도면도 미국이나 유럽의 엔지니어링 회사로부터 받아 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립만 하지요.
하지만 여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해양플랜트 업계는 매우 보수적인 곳입니다. 유전 및 가스전을 보유한 오일/가스 회사, 미국 및 유럽계 엔지니어링 및 핵심 기자재 회사들이 폐쇄적인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어서 신규 업체가 들어가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이번에 개발한 국산자재를 쓰겠다", "우리가 설계를 맡겠다" 고 발주처에 제안을 한들 씨알도 안먹히죠.
그래서 도면과 자재를 다 사 올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기술이 아직 없기도 하지만, 기술을 개발해도 발주처 측에서 승인해 주지 않을게 뻔히 보이니 기술개발의 동력이 약해지는게 사실이지요.
그래서 우리나라 조선소들은 건조만을 맡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 건조라는 것도 단순히 '껍데기 조립'이라고 무시할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해양플랜트 같이 복잡하고 거대한 구조물은 조립하는 것 자체가 매우 도전적인 과제입니다. 온갖 복잡한 규정을 준수해야 하고, 수없이 많은 자재들을 제시간에 현장으로 조달해야 하고, 특수 용접, 도장, 거대 블록 운송, 탑재 등..
숙련된 인력과 특수한 장비와 프로젝트 관리 역량과 이를 뒷받침할 IT시스템 등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는 일인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조선소들의 기술력에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다. 다만 지금 우리 조선소들이 이렇게 어려운 것은 극심한 경기침체와 경영상의 실책이 겹쳐서 그런 것입니다. 우리 조선소들이 어서 빨리 이 위기를 극복해 내고 다시 도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군요.
그래도 최근 LNG선 시장이 살아나면서 조금씩 전망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뛰어난 기술 경쟁력을 갖춘 만큼 앞으로 시황이 좀 더 회복되면 다시금 시장을 호령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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