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투자 / / 2019. 2. 1. 00:33

조선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와 해양플랜트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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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조선소들(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먹거리로 해양플랜트가 주목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조선3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는 경쟁적으로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며 연일 신기록을 갱신했습니다. 언론에서는 한국이 해양플랜트 수주를 싹쓸이 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거라고 대대적으로 보도를 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원통형 FPSO



그러나 역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다하게 많이 수주했던 해양플랜트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우리나라 조선소들을 위기에 빠뜨렸습니다.



해양플랜트 건조 분야에서 한국이 단연 탑을 최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만, 좀 더 깊숙히 들어가보면 이 분야에는 다양한 기업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조선소들은 이 생태계의 극히 일부를 담당하고 있을 뿐입니다. 해양플랜트의 생태계는 그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1. 발주처(Buyer)


조선에서는 고객을 선주라고 부릅니다. 해양에서는, 엄밀히 따지자면 건조하는 제품이 배가 아니고 이들은 선사가 아니니 선주라고 부르긴 애매합니다만, 해양플랜트를 건조하는 곳이 조선소인 관계로 보통 그냥 선주라고 부릅니다.


혹은 오너(Owner)라고 부르기도 하고 바이어(Buyer)라고 부르기도 하고, 발주처라고 부르기도 하고, 명칭이 어떻든간에 이들은​ 해양플랜트 생태계의 정점에서 플랜트를 발주하고 운영하는 집단입니다. 절대갑입니다.




미국의 엑손모빌, 쉐브론, 영국의 BP, 영국-네덜란드 기업 로얄 더치 쉘, 프랑스의 토탈 등.. 이 외에도 많은 회사들이 있습니다(이탈리아 ENI, 일본의 INPEX 등). 이들은 조선소에 해양플랜트를 발주하고, 건조 완료 후에는 유전이나 가스전에 해양플랜트를 설치하고 운영하면서 석유나 가스를 생산하여 수익을 냅니다.



2. 선급(Class)


선박 및 해양플랜트 건조 시 각 부문(선체, 기관, 배관, 전장, 도장 등)에 대한 검사를 수행하고 인증해 주는 기관입니다. 세계의 주요 선급으로는


미국의 ABS, 영국의 LR(로이드), 노르웨이-독일 DNV·GL, 프랑스의 BV 등이 있습니다. 유럽계 선급들의 영향력이 큽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DNV·GL이 체계가 가장 잘 잡​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한국선급(KR)이 있는데 국제적인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아직 유럽계 선급의 위상을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3. 엔지니어링 회사


http://www.ebn.co.kr/news/view/646866

위 링크를 열어 보면, "삼성중공업이 프랑스 테크닙(Technip)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으며" 라는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 기본설계/상세설계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프랑스의 테크닙 같은 외국의 엔지니어링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수주를 받고 건조공사를 수행합니다.


생산설계 분야는 조선소에서 할 수 있지만 FEED 및 상세설계는 엔지니어링 업체에서 담당을 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가장 수익성도 좋습니다.



​4. 기자재 회사(Maker)


조선 분야는 많은 부분이 국산화되었습니다. 하지만 해양플랜트의 주요 핵심 기자재 분야는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잡지 못한 분야입니다. GE, 지멘스, ABB, NOV, 바르질라 등 미국, 유럽계 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일부 회사들은 핵심 기자재 분야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갑 같은 을'이 존재들입니다. 어떤 회사들은 납기가 지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급해 하지 않습니다.


아래 사진의 드릴쉽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드릴링 시스템의 독보적인 존재인 회사인 NOV(National Oilwell Varco). 지금은 드릴쉽 발주가 거의 없지만, 한 때 드릴쉽 시장이 한창 뜨거울 때, NOV는 그야말로 슈퍼을이었습니다.





5. ​조선소(Shipyard)


우리나라가 해양플랜트에서 유일하게 강점을 보이는 분야가 바로 이 분야입니다. 해양플랜트 건조 분야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도 점점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원가 등 경쟁력을 시급히 강화하지 않으면 외국 경쟁사에게 시장을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뉴스에서는 싱가포르 조선소들이 대단한 원가경쟁력을 가진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그래서 기레X라고 하죠), 얘네들도 사실은 다급해서 저가수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몇년 후 공정이 어느정도 진행되고 나면 폭망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6. 산유국들(미국, 러시아, 중동 여러나라)


OPEC 및 주요 산유들간의 생산 경쟁 및 담합에 따라 결정되는 유가는 해양플랜트 시장에 지대한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미국에서 생산되는 셰일가스는 국제 석유 시장에 파괴적인 바람을 몰고 왔습니다. 한창 고유가로 큰 수익을 보던 산유국들은 셰일가스의 등장에 유가가 폭락하면서 유가 치킨게임을 시작했고,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와 아직도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이 일부 있을 정도입니다.





해양플랜트 시장은 정말 넓고도 거대한 세상입니다.


저유가 여파로 시장이 많이 어렵지만, 그동안 투자가 너무 없었기 때문에 조만간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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