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추천도서로 어떤 책이 좋을까를 생각해 보았는데, 날씨도 선선해지고 사색을 하기에 좋은 계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제가 예전에 읽었던 책들 중 괜찮은 책을 추천도서로 소개를 해 볼까 합니다.
스마트한 선택들이라는 제목의 책인데요, 이 책에는 판단의 오류를 일으키는 52가지 종류의 사례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들을 다 읽어보고 나면, 그 동안 내가 나름 고심해서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며 내렸던 판단들이 과연 옳은 것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될 텐데요.
그 52가지 중 몇가지를 책의 내용, 혹은 제가 알고 있는 다른 사례들이나 내용들로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왜냐하면 효과
책의 가장 처음에 나오는 내용인데요, 예를 들어 사람들이 복사를 하기 위해 앞에 줄을 서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불쑥 앞으로 와서 "제가 먼저 좀 복사 좀 할게요"라고 말합니다. 어이가 없죠. 그런데 이 사람이 덧붙여서 한마디를 더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지금 좀 급해서요" 이러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의외로 양보를 해준다고 하네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그 이유도 별 의미가 없는것이, 급하니까 당연히 먼저 복사를 하겠다고 세치기를 했겠죠. 별 이유같지도 않은 이유입니다만, 사람들은 그 이유의 내용은 신경쓰지 않고 단지 이유를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양보를 해 줍니다.
포러 효과
점집에 실제로 한번도 안가봐서 잘 모르겠지만, 드라마 같은 곳에서 주인공이 점집에 가면 점쟁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고민 있어서 왔지?" 그러면 주인공은 속으로 생각을 하죠. (헉!! 어떻게 알았지?) .. 그런데 사실 고민이 없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리고 고민이 있으니까 점집을 찾아왔겠죠.
누구에게나 어느정도 적용되는 보편적인 상황이나 특성인데 마치 나의 상황이나 심정을 너무나 잘 파악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이죠. 사기꾼들이 어리숙한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고자 할 때 써 먹는 수법이기도 합니다.
완벽한 기억에 대한 환상
사람들은 자신이 과거에 보고 듣고 말하고 경험했던 내용을 사실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기억이 왜곡될 리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물리적인 증거(기록, 녹화, 녹음파일 등등)와 비교를 해 보면 서로 잘 안맞는 경우를 종종 발견을 하게 됩니다.
사람의 뇌는 아주 효율적인 도구이지만 동시에 약간 엉성하면서 편향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생물의 목적은 살아남아 자손을 남겨 자신의 유전자를 계속 퍼뜨리는 것이고, 뇌는 그 목적을 위해 생물에게 지능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죠.
그래서 뇌는 생물의 생존에 꼭 필요한 정보만을 최적화해서 저장하도록 진화했습니다. 그리고 불필요한 정보는 점점 사라지죠. 너무 많은 것을 다 저장하는건 에너지 소비가 심하고 비효율적이거든요. 이런 과정에서 기억이 왜곡되는 것입니다.
능력에 대한 환상
우리는 성공한 CEO가 쓴 책을 열심히 읽고 이들이 어떻게 해서 성공을 했는지 따라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 책 스마트한 선택들의 저자는 말합니다. 그런거 다 읽을 필요 없다고. 그거 다 운빨이었다고 말이죠. 이에 대해 좀 더 심도깊게 다룬 책이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블랙스완, 그리고 행운에 속지마라(지금은 절판)가 있는데 내용이 좀 어렵지만 읽어볼만 합니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우리의 상식과는 다소 어긋나는, 우리를 잘못된 판단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수많은 예시들이 있습니다. 책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아서 한번 쭉 읽어보면 금방 이해가 됩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앞으로 어떤 판단을 할 때 '내가 정말 제대로 판단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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