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점에서 인재, 혹은 핵심인재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많은 책들이 나오고, 인터넷에서 같은 단어로 검색하면 많은 글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조직에서 핵심인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함께 나옵니다.
대체 불가능한 자신만의 특기나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다방면에 다양한 재능과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영어는 기본이요 제2 외국어쯤은 거뜬하게 할 줄 알아야 한다, 프레젠테이션도 잘 해야 한다, 인간관계도 폭 넓어야 한다 등등..
이런 이미지
엄청나게 멋있어 보입니다. 핵심인재라고 하면 못하는게 없는 초엘리트, 조직 내에서 승승장구할 보장된 미래, 혼자서 수천 수만명을 먹여살리는 S급 인재, 뭐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죠.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근사하게 양복을 빼입고 회사 임원들 앞에서 멋지게 프레젠티이션을 하며, 젊은 나이에 팀장이 되어 큰 사업을 이끌어가는 그런 모습으로 나옵니다. 저녁에는 예쁜 여자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썰고 와인 한잔 하며 데이트도 즐기는 고급진 모습을 보여주죠.
드라마 속 엘리트가 저녁에 갈 법한 고급 레스토랑
하지만 제가 현실에서 본 엘리트의 모습은 드라마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현실의 엘리트는 회사에 매몰된 피곤한 삶을 살며 하루종일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상사가 금요일 저녁에 시킨 업무를 월요일 오전에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고, 남들보다 두배 세배의 일을 더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일을 하면서도 상사에게 질책을 받습니다(잘하는 놈에게 일을 몰아주고 더욱 더 가혹하게 채찍질..).
상사가 앞뒤가 안맞는 뭔가 이상한 지시를 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잘 해석을 해서 앞뒤가 잘 맞게 보고서를 만드느라 골머리를 썩히죠. 개떡같이 일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것이 핵심인재의 핵심역량입니다.
휴일에는 좀 쉬고 싶어서 집에서 쉬고 있거나 애들하고 나들이라도 할라치면 회사에서 전화가 옵니다. 팀장님 지시로 급하게 보고서를 써야 하니 나오라고.. "핵심인재"가 아니면 윗분들의 마음에 드는 보고서를 못 쓰기 때문에 그는 주말에도 회사에 불려나가게 됩니다.
핵심인재가 일하는 시간
저녁에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예쁜 여자와(혹은 남자와) 식사를 하기는 커녕, 퇴근도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밥은 대충 회사 식당이나 근처 식당에서 때우고 다시 들어와서 일을 하죠.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진짜 능력있는 핵심인재라면 많은 일도 계획을 잘 하고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서 빨리 끝내고 퇴근하는게 진짜 인재 아니냐고.
하지만 한국의 기업은 핵심인재를 그냥 놔 두지 않습니다. 남들보다 2배의 능력을 가진 핵심인재가 있다면 이들에게 2배의 일과 2배의 보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3배,4배의 일과 함께 동일한 월급을 줍니다. 그래서 핵심인재는 퇴근을 할 수가 없고, 주말에도 불려나가고, 휴가도 못가고, 결혼도 못할 수도..
이런 말이 있죠. "현실은 시궁창"
이렇게 회사에 평생을 바치면 그는 운이 좋으면 임원을 달게 됩니다(운이 나쁘면 고생만 쎄빠지게 하다가 잘립니다). 개인 집무실과 차량을 제공받고, 연봉도 크게 오르죠. 주변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집안에서도 경사났다고 좋아할 것입니다. 삼성이나 현대같은 대기업의 임원이 되면 사회적으로도 이른바 '지도자적인' 위치에 오르게 되죠.
그리고 다시 일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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